2026년 10월 14일 수요일

나무 그늘 아래 잠시 쉬어 가듯, 삶의 다음 계절을 천천히

보험

치매보험 대리청구인, 7월부터 이름 대신 '배우자·자녀' 관계만 적어도 돼요

치매 진단을 받으면 정작 본인이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할 수 있어요. 미리 정해 둔 대리청구인이 없으면 자녀라도 대신 청구하기 어려워요. 2026년 7월부터는 이름 없이 관계만으로도 지정할 수 있게 바뀌었어요.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부부의 뒷모습
사진 pasja1000 / CC0 · Wikimedia Commons
핵심
  • 대리청구인이 없으면 가족이라도 대신 청구가 막히고, 성년후견인을 법원에서 선임받아야 할 수 있음
  • 2026년 7월 1일부터 배우자·직계가족을 이름 없이 지정하는 무기명 방식 도입, 보험금은 본인 계좌로 지급
  • 치매보험에서 암·뇌·심혈관 보험으로 순차 확대, 기존 계약은 보험사에 지정 여부부터 확인

치매 진단을 받고 나면, 정작 본인은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미리 정해 둔 지정대리청구인이 대신 청구하도록 한 제도가 있는데, 정해 두지 않았다면 자녀라도 보험사가 청구를 받아 주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2026년 7월 1일부터는 지정이 한결 쉬워졌어요. 금융감독원이 6월 말 발표한 개선안에 따라 이름 대신 "배우자", "자녀" 같은 관계만 적는 무기명 방식이 생겼거든요. 지정은 가입할 때뿐 아니라 가입 중에도 보험사에 신청하면 돼요.

지정해 두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금융감독원이 2026년 1월 소개한 분쟁 사례가 있어요. 아버지가 급성 뇌졸중으로 의식을 잃자 자녀가 진단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사가 거절했어요. 금감원은 이 거절을 부당하다고 보지 않았어요.

민법상 다른 사람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려면 위임을 받았거나, 법정대리인이나 성년후견인이어야 해요. 직계가족이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예요. 결국 가정법원에 성년후견을 신청해 후견인으로 선임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걸려요. 그동안 병원비는 가족이 먼저 감당해야 해요.

누구를 지정할 수 있나요

지정대리청구인은 계약자, 피보험자, 보험수익자가 모두 같은 사람인 계약에서 정할 수 있어요. 부모님이 본인 이름으로 가입하고 본인이 보험금을 받는 일반적인 치매보험이 여기에 해당해요.

방식 지정할 수 있는 사람 필요한 것
기명 피보험자와 함께 살거나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 또는 3촌 이내 친족 이름·연락처·주민등록번호·관계, 지정받는 사람의 개인정보 동의
무기명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부모, 자녀, 손주 등) 관계만 선택, 개인정보 동의 없음

2026년 7월 1일 신규 계약부터 적용된 금융감독원 개선안 기준이에요.

무기명으로 정하면 형제자매는 들어가지 않아요. 직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어느 방식이든 보험금은 보험수익자 본인 계좌로 들어가요. 대리청구인이 돈을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니, 가족끼리 다툼이 생길 걱정은 덜었어요.

이미 가입한 보험은 어떻게 하나요

가입 중인 계약도 보험사 고객센터, 지점, 설계사를 통해 지정할 수 있고, 앱에서 되는 보험사도 있어요. 7월 이전에 가입한 계약은 보험사가 개선된 제도를 따로 안내하기로 했는데, 무기명으로 바꾸는 시기는 보험사마다 달라서 고객센터에 먼저 물어보는 게 빨라요. 치매보험에서 시작해 2026년 하반기 중 암·뇌·심혈관 보험으로 순차 확대되고 있어요.

지정했다면 그 사실을 대리청구인에게 꼭 알려 두세요. 본인이 모르면 쓸 수가 없어요.

병원비가 급할 때 보험금이 부모님 계좌로 들어와도 본인이 거동하지 못하면 찾기 어려워요. 이럴 때는 은행의 '거동불가 예금주' 제도로 병원에 바로 송금을 요청할 수 있는지 거래 은행에 확인해 보세요. 필요한 서류는 은행마다 달라요.

부모님 보험, 이 순서로 살펴보세요

먼저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에서 생명·손해보험 계약을 한 번에 조회해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함께 운영하고, 찾아가지 않은 숨은 보험금도 확인돼요. 본인 인증이 필요하니 부모님 휴대폰으로 같이 하는 게 가장 쉬워요.

목록이 나오면 치매·간병·암 같은 진단형 보험을 골라 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가 같은지 보고, 보험사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 대리청구인이 지정돼 있는지 물어요. 없다면 그 자리에서 기명이든 무기명이든 신청하면 되고, 비용은 들지 않아요. 이미 낸 병원비 중 청구하지 않은 실손보험금이 있다면 3년 기한도 같이 챙기세요. 방법은 실손보험 청구 기한 글에 정리해 뒀어요.

막상 필요한 날 찾기 시작하면 늦어요.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해 두는 일이니, 이번 주 통화에서 보험 얘기를 슬쩍 꺼내 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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